이제 이슬람 시대 안에서
이란 고유의 왕조,
즉 다시 이란인이 주도하는 국가들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해.
그중에서도 중요한 전환점이 바로
사파비 왕조의 등장과 시아파 국교화.
이제 드디어 이란의 역사에서
또 하나의 굵직한 전환점이 시작돼.
한동안 이슬람 제국의 일부로 지내던 이란이,
이제는 자신들만의 왕조,
자신들만의 종교적 정체성,
그리고 민족적 자부심을 가지고
다시 무대 중앙에 복귀하는 시기야.
바로 오늘 이야기할 주인공은,
사파비 왕조(Safavid Dynasty)
그리고 시아파를 국교로 삼은 최초의 이슬람 국가, 이란이야.
다시 세워진 왕국, 다시 깃든 자존심
수백 년 만에 다시 ‘이란’이라는 이름으로
몽골 제국의 침입 이후, 이란은 오랫동안
외세의 지배, 분열된 통치,
지방 영주들의 각축전 속에 있었어.
‘이란’이라는 이름도 거의 잊혀져 갈 무렵,
한 지역에서 강한 종교적 색깔을
지닌 세력이 등장하지.
그게 바로 사파비(Safavid) 가문이야.
원래는 신비주의 이슬람(Sufism)의 지도자 집안이었는데,
무장 조직을 이끌면서 점점 정치적인 힘까지 키우게 돼.
이스마일 1세 – 종교와 정치의 융합
1501년, 젊은 지도자 이스마일 1세(Ismail I)는
자신을 신의 대리자이자,
진정한 통치자로 선언하고
타브리즈에서 왕위에 올라 사파비 왕조를 열어.
그가 한 첫 번째 일은,
시아파 12이맘파를 국교로 선언한 거야.
→ 이건 당시로선 엄청난 일이었어.
왜냐면 그 당시 이슬람 세계는
거의 전부 수니파였거든.
그런데 시아파를 국교로 한다는 건,
단순한 종교 선택이 아니라, 이슬람 세계
전체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었지.
국가와 종교가 하나가 되다
사파비 왕조는 국가 정체성과 시아파 신앙을
완전히 일체화시켰어.
- 시아파 법률을 적용하고,
- 종교 지도자(율법학자, 울라마)들에게 정치적 권한도 부여했지
- 이란 전역에 시아파 교육 기관과 사원들이 생겨났고
- 반대파 수니파는 정치적으로 배제되거나 강제 개종을 당했어
그 과정은 피비린내 나는
종교 개혁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란이라는 나라만의 독자적인
종교 정체성이 만들어진 계기가 됐어.
사파비와 오스만 – 시아파 vs 수니파, 두 제국의 충돌
사파비 왕조는 동쪽에선 무굴 제국,
서쪽에선 오스만 제국과 마주보고 있었어.
특히 오스만 제국은 강력한
수니파 제국이었기 때문에
두 나라는 종교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자주 충돌했지.
대표적인 전투가 차알디란 전투(1514)
이때 사파비는 오스만의 강력한
화기에 밀려 패배했지만,
결국 양측은 서로를 의식하며
균형을 맞추는 존재가 돼.
압바스 대왕 – 사파비 황금기의 주인공
사파비 왕조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은
바로 압바스 1세(Abbas I), 즉 압바스 대왕
그는 수도를 이스파한으로 옮기고,
거대한 궁전, 광장, 모스크, 바자르 등을 세우면서
이스파한을 “세계의 절반”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게 만들었어.
- 상업을 장려하고,
- 유럽과 교류하면서 외교를 다각화했고,
- 군대도 개혁해서 총기병과 화포부대를 조직했지
이때가 바로 사파비 왕조의 황금기,
그리고 이란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의 시기였어.
하지만 또 한 번, 쇠락이 찾아온다
압바스 대왕이 죽은 뒤,
무능한 후계자들과 내분,
외부의 압박으로 사파비 왕조는 점점 약해졌어.
1722년,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일어난
반란군이 수도 이스파한을 점령하면서
사파비 왕조는 사실상 붕괴하게 돼.
하지만 이 시기를 지나도,
시아파 국가 이란이라는 정체성은 남게 되고,
이후 등장할 여러 왕조들의 기반이 돼.
사파비 왕조는 단순한 왕조가 아니었어.
이란이 수백 년 만에 다시
독립적인 정체성을 세운 왕조였고,
시아파 국가로의 전환점이자,
동서양 사이에서 독립적인 이슬람
문명을 꽃피운 중심지였지.
그리고 이로 인해 이란은 지금까지도
이슬람 세계에서 독특한 종교·문화적
입장을 가진 나라로 남게 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