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포타미아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잊힌 강자
이란에도 메소포타미아만큼 오래된 문명이 있었다고?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대 문명 하면
이집트, 바빌로니아, 메소포타미아 같은
이름부터 떠올리잖아?
그런데 이란 땅에도 그만큼 오래된 문명이 있었어.
그게 바로 엘람 문명이야.
이 엘람은 메소포타미아 바로 옆,
지금의 남서쪽 이란 지역에 있었고,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조용한 강자’로 살았지.
엘람 사람들은 문자도 만들고,
왕도 세우고, 신도 믿고, 전쟁도 했어.
그리고 그 옆집 격인 메소포타미아하고는
싸우기도 하고, 교류하기도 하면서
묘하게 공존했지.
엘람, 어디에 있었고 왜 중요했을까?
엘람 문명은 지금의 이란 남부,
'수사(Susa)'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시작됐어.
수사는 나중에 페르시아 제국 때도
중요한 도시로 계속 쓰였을 정도로
역사가 깊은 도시야.
엘람은 기원전 3000년경부터
이미 문명을 이루고 있었고,
수천 년 동안 지역의 강자로 존재했어.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아카드,
바빌로니아 같은 강자들과 사이좋게
혹은 사이 안 좋게 살았지.
어떤 날은 결혼 동맹을 맺었고,
어떤 날은 전쟁을 했어.
엘람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엘람 사람들도 신을 믿고, 신전을 세우고,
왕권을 중요시했어.
하지만 메소포타미아처럼
점토판에 쐐기문자를 쓰긴 했는데,
자기네만의 문자체계도 따로 만들어서 기록했지.
물론 아직까지도 그 문자 중 많은 부분은
완전히 해독이 안 됐어,
그래서 엘람은 아직도 비밀이 많은 문명이야.
게다가 엘람은 메소포타미아보다
산악 지형에 가깝기 때문에,
기후도 다르고 생활 방식도 조금 달랐어.
산에서 나오는 자원과 교역을 통해 부를 쌓았고,
나름대로 독립적인 문화를 만들었지.
메소포타미아와의 전쟁, 그리고 승리의 순간
엘람은 한때 바빌로니아를 침공해서
그 유명한 함무라비의 법전이 보관된 조각상을
수사로 가져간 적도 있었어.
말 그대로 약탈해서 트로피처럼 전시해뒀던 거지.
당시엔 '우리도 이 정도 되는 강자야'라고 뽐낸 셈이었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메소포타미아와의 갈등이 깊어졌고,
엘람도 점차 쇠퇴하게 돼.
결국은 '아시리아'나 다른 강대국들한테
밀려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지.
왜 엘람은 잊혀졌을까?
메소포타미아는 문헌이 풍부하고
고고학 발굴도 많았는데,
엘람은 상대적으로 발굴도 적고,
문자 해독도 덜 됐어.
그래서 지금까지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거지.
하지만 최근 들어 수사 지역에서 발굴이
계속 이루어지면서, 엘람의 중요성이
다시 조명받고 있어.
이란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엘람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초창기의 주인공이야.
우리는 이란 하면 보통 이슬람 혁명이나
페르시아 제국부터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 그보다 훨씬 앞선 시대에 엘람이라는
멋진 문명이 있었어.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더 매력적인지도 몰라.